“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 (출애굽기 3:10)
하나님은 이제 80세 이르러 육체적으로도 그리고 40년 간의 도피생활로 사회적으로도 완전히 미 디안 (Midian)이라는 당시 국제사회의 변방지역에서 한 초라한 목부로 살아가고 있는 모세를 실로 당신의 선민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과 선민 국가 수립 및 가나안 정복이라는 위대한 사역을 감당할 큰 종으로 부르셨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강권적으로 소명을 맡기셨다. 참으로 하나님은 그 언제나 인생 각자에게 당신의 구원을 베푸시거나 소명을 부여하심에 있어서 강권적으로 역사하신다.
호렙산에 이르러
모세가 이드로의 양무리를 치면서 별다른 생각없이 호렙산에 이르게 되었다. ‘호렙’ 은 시내산과 동일한 산으로 시나이 (Sinai) 반도 끝에 위치한 ‘모세의 산’ 이라 일걷는 ‘예벨 무사 (Jebel Musa)’ 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를 ‘하나님의 산 (하르 하엘로힘)’ 이라 부른 것은 바로 이 곳이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9장)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부여하여 주신 산이기 때문이다 (20장). 하나님께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공포에 떨 수 밖에 없는 위엄가운데 나타나시지만 이번에는 그러시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먼저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가까이 계신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사자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셨다.
이스라엘을 도우러 오신 하나님
하나님은 모세에게 자신이 조상들의 하나님 곧 자기 백성을 도우러 오실 하나님이심을 알리신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애굽에서 몸소 이끌어 내시고 자기 백성과 가까이 계시려고 하늘 처소를 떠나신다. 하나님을 뵙지는 못하지만 그 말씀만 듣는 모세는 삼가고 공경하는 마음에서 자기 얼굴을 가리운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애굽왕 바로 앞으로 특별한 사명을 주어 보내셨음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당시 애굽은 고대 근동지역에서 최고의 힘을 가진 나라였기에 애굽의 왕 바로에게 가서 이스라엘을 애굽 땅으로부터 이끌어 내라는 명령은 모세에게 있어서는 생명을 걸어야 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모세의 사양과 하나님의 보증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할 자로 모세를 부르셨을 때 그는 겸손히 자신의 능력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있다. 많은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을 때 이처럼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님께서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으리라’, 또 ‘네가 이 백성과 함께 다시 이 산으로 오리라’라는 확약을 주셨고 모세는 그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보증
많은 신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시면서 자신을 알리셔야 했다. 그러나 이름은 단순히 구별하는 표 이상의 것으로 그 이름을 지닌 존재의 본질에 관한 것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하나님의 이름 (아직도 ‘여호와’ 라고 부르는 수가 많지만)은 아마 ‘야훼’가 본디 발음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 의미는 ‘그가 계시리라’, 조금 더 풀어서 말하면 ‘그는 늘 (너희를 위해) 거기 계시리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처음으로 이 이름으로써 자신을 드러내어 보이신다. ‘야훼’라는 이름에는 ‘오로지 애굽에서 자기들을 이끌어 내신 하나님 덕택에 이스라엘이 존재하게 되었다’는 신앙고백과 또 하나님이 이 구원행위로 그러셨듯이 미래에도 자기 백성을 위해 ‘늘 거기 계시리라’는 확신이 표현되어 있다.
생각하기
하나님께서는 성도에게 특별한 사명을 주시되 때로 생명이 위협 받을 수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갈 것 을 요구하기도 하신다. 그럴지라도 우리는 두려워 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순종하여 자신이 보냄 받은 곳을 향해 담대히 나아가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신 13:4 ; 히 5:9).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너회 조상의 하나님’ 으로 소개하여 과거부터 하나님과 깊은 유대 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한 데 이어 과거 뿐 아니라 미래에도 영원토록 자기 백성의 하나님이 되실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하나님을 과거에만 계신 분으로 생각하는 잘못을 범하여서는 안된다. 하나님은 성경 시대 뿐만 아니라 지금도 동일하게 역사하시며 미래 우리가 천국 시민이 될 때에도 함께 거하실 영원하신 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