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은 죄수가 헤엄쳐서 도망할까 하여 그들을 죽이는 것이 좋다 하였으나 백부장이 바울을 구원하려 하여 그들의 뜻을 막고 헤엄칠 줄 아는 사람들을 명하여 물에 뛰어내려 먼저 육지에 나가게 하고” (행 27:42-43)
그들은 유라굴로를 이겨내야만 하였다. 유라굴로는 동북쪽에서 불어오는 폭풍이다. 항해의 조도권을 잡고자 이물을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돌려 닻을 내려 놓으려 하였으나 너무 거친 바람과 파도로 인하여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갑자기 생기는 모래톱을 피하고자하는 노력도 허사가 되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하여 그들은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이었다.
육지에 가까이 다가 감 14일을 대격량의 혼돈 속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바람이 부는대로 풍랑이 밀어내는대로 이리 저리 쫒겨 다녔다. 먹구름과 거센 파도로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었으나 육지가 가까워옴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사공들이 물의 깊이를 재기 시작하고 그 깊이가 점점 얕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깊이가 열다섯 길이가 된 것을 확인하고는 더 이상 진전하다가 암초에 걸리는 것을 막고자 고물에 닻 넷을 내리고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새벽이 오기를 기다렸다.
항해전문가에게 조언 배가 육지에 근접한 것을 파악한 사공들은 적절한 시기에 자신들만이라도 배에서 도망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거루(비상보트)를 바다에 내려 놓았다. 이를 본 바울은 그들이 거루를 타고 육지로 나가지 말라고 만류하였다. 시야확보가 되지 않은 상황이고 작은 배가 큰 파도에 휩쓸리면 바위에 부딪쳐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에는 아무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이 있는데 무리한 일을 시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백부장과 군사들이 바울의 말을 듣고 거루줄을 끊어버렸다. 바울의 조심성과 신중성은 여행동반자 뿐 아니라 또한 선원들의 생명도 구하였다.
마지막을 주님의 손에 이제 날이 밝아옴을 느끼면서 표류할 경우를 대비하게 하였다. 14일동안을 허기진 상황에서 지낸 상태에서 육지로 헤엄쳐 나가려면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음식을 권하였다. 음식을 권하면서 이 음식섭취가 모든 이들이 구원을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가 그 음식을 손에 들고 하나님께 감사의 축사하고 자신이 먼저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그 곳에 있던 276인이 모두 안심하고 음식을 받아 먹었다. 그들 모두는 배부르게 먹고 나머지 모든 곡물을 바다에 버렸다. 바울이 축사를 하고 먼저 자신이 음식을 취하고 남은 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은 마치 성찬을 행하는 것을 연상하게 한다. 이 성찬과 같은 행동을 통하여 생명을 살리는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이 이 곳에서도 실현되고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주신 사람들이다. 최선을 다하여 그들을 구원에 이르도록 바울에게 위탁하신 것이다.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위탁하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살리는 것이 하나님의 뜻 날이 밝아지면서 항만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닻줄을 끊어 배가 멈추지 않게 하고 심한 퐁랑으로 배가 요동하지 않도록 매 놓았던 키를 풀어 최대한 항만으로 향하도록 하였다. 두 물이 합하여 흐르는 곳에 이르러 배가 진전하지 못하고 부서져 가는 기회를 이용하여 사람들이 바다로 뛰어내려 육지로 헤엄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 군사들은 죄수들이 바다로 뛰어들면 그들로부터 도망쳐 그들이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을 염려하여 그들을 죽이려 하였으나 백부장은 죄인의 한 사람인 바울을 살리려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명령하였다. 모든 사람이 헤엄을 치거나 널 조각을 의지하여 다 상륙하여 구원을 얻었다.
생각해 보기 바울과 일행은 폭풍과 거센 파도의 격랑 중에서 무사히 헤어나왔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이미 계획하신 것이며 예견된 것이었다. 예루살렘에서부터 지금까지 바울과 동행하며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본 백부장은 그에게 호의를 가지게 되었고 그를 살리기 위한 일이 다른 사람도 함께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육신적인 구원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적으로 구원얻는 것은 더 중요하다. 우리도 이웃을 살리도록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다. 오늘도 우리는 폭풍과 심한 파도에 휩쓸리지만 그 와중에서도 사람을 살리는 구원의 역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