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와 브루기아를 두루 지나감으로

“알렉산드리아에서 난 아볼로라 하는 유대인이 에베소에 이르니
이 사람은 언변이 좋고 성경에 능통한 자라 그가 일찍이 주의 도를 배워 열심으로
예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며 가르치나 요한의 세례만 알 따름이라” (행 18:24-25)

1차 선교여행 (행13-14장), 2차 선교여행 (행15:36-18:22) 을 통하여 바울 일행은 선교의 영역을 확장하였다. 통상적으로 3차 선교여행은 행 18:23-19:20으로 규정한다. 1-2차 선교여행은 선교거점 확보에 주안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3차 선교여행은 이미 세워진 교회를 방문하는 목적이 강하므로 그런 면에서 선교여행이라는 명칭이 조금은 어색하다.

갈라디아와 브루기아를 다니며
안디옥으로부터 시작된 바울의 선교여행이 본문 이전까지 선교거점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면 3차 선교여행부터는 다른 차원의 선교여행이라 규정할 수 있다. 그것은 이미 개척된 교회들을 방문하여 격려하고 든든히 세우는 목회여행이라 볼 수 있다. 바을은 교회가 한 번 세워졌다고 온전히 지속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그들에게 신학적으로 든든히 서 있어야 함을 재삼 강조하고 확인하고자 하였다. 서로 다른 대조적인 신학적 입장을 자주 듣게 되면 이방인을 향한 하나님의 복음이 변질되어 교회를 혼란 속에 빠뜨릴 수 있음을 이미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의 교회는 지역마다 세워진 교회가 단독으로 각자 도생하는 존재가 아니라 전체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연결된 한 몸임을 강조하였다. 모든 교회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연결된 교회임을 자주 언급하였다.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예루살렘교회가 어려움을 당하였을 때 구제금을 모아 전달하게도 하였으며 다른 지역교회가 힘들 때 서로 돕도록 호소하기도 하였다.

에베소
바울 일행은 에베소로 다시 향하였다. 에베소는 로마 제국의 아시아 주의 수도였다. 행 16:6에서 바울이 에베소에서 선교하려고 애썼던 것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2차 선교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바을은 에루살렘으로 떠나기 직전에 에베소에 거점을 마련하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남겨 놓았다 (18:19-21). 아마도 바울은 차후에 에베소를 중심으로 선교활동에 주력하려한 것으로 생각된다. 예루살렘, 안디옥, 고린도가 이제까지 중요한 선교거점이었다면 에베소가 이제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아볼로
3차 선교여행을 갈라디아와 브루기아 땅을 차례로 다니며 제자를 굳게 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아직 에베소에 도착하기 전에 그 곳에 중요한 일이 발생하였다. 바로 아볼로라는 인물이 회당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교회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아볼로는 알렉산드리아 출생이다. 알렉산드리아는 로마 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당시의 헬라-유대적인 성서 해석학과 철학의 중심지였다. 아볼로는 수사학에 능통하고 언변이 탁월한 (24절) 성경학자였다. 그가 어디에서 기독교의 가르침을 받았는지, 언제, 어떻게 성령체험을 하게 되었는지가 전해지지 않았다. 또한 어떻게 그러한 사람이 세례요한의 세례만을 알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에 관해서는 알지 못하는지에 대하여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은 에베소에서 어떤 제자들에게서도 아볼로와 같은 말(행 19:1-3)을 하는 것을 듣게 됨으로 더욱 수수께끼를 제공한다.

에베소에 있는 성도들은 아직 독립된 교회를 형성하지 못하고 회당 예배에 참석하는 형편이었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는 아볼로에게 세례를 받도록 권면하였다. 그들은 복음이 이방인에게도 선포되어도 되며 (이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깨닫게 함) 또 선포되어야 함을 아볼로에게 확신시켰다. 아볼로는 이미 에베소교회의 추천장을 가지고 고린도로 가서 그 곳의 교회를 성서학자 차원에서 변증을 통하여 도왔다.

고린도의 상황은 녹녹치 않았다. 유대인들과의 대결에서 그들과 신학적으로 대응하기가 버거웠다. 아볼로는 그에게 특별한 은사가 있어서 고린도교회에 큰 도움이 되었다.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성경을 통하여 변증하는 아볼로의 논리를 유대인들이 이길 수가 없었다. 이렇게 되자 아볼로가 회당에서 설교하는 것을 유대인들이 금지하여 노상에서 토론이 벌어졌다. 이 일 후에 아볼로는 바울의 중요한 동역자가 되어 바울의 선교여행에 동참하였다. 고린도에 보낸 바울의 편지(고전 16:12)에 의하면 바울과 할 일이 너무 많아 디모데와 함께 고린도에 갈 수 없을을 언급하고 있다.

생각해 보기
선교는 말씀을 전하여 기초를 잡는 것과 계속하여 양육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울은 1,2 차 선교여행을 통하여 기초를 다지고 3차 선교여행을 통하여 교회를 굳건히 세우려 했다. 선교의 중심지가 에루살렘에서 안디옥으로, 안디옥에서 고린도로, 고린도에서 에베소로 확장되고 있다. 우리의 선교거점도 확장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아볼로를 통하여 에베소교회가 큰 힘을 얻었다. 특별히 그가 성경지식이 풍부하고 언변이 좋아서 가능했다. 오늘도 여러가지 이단사설이 교회와 성도를 혼란케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아볼로와 같이 탁월한 은사를 받은 사람이 아니지만 최소한 우리 스스로가 말씀에 분명히 서 있어야 하며 그것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교회가 성장하고 강건하게 된다고 확신한다.

임성진 총장

최윤정 교수 칼럼